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평생의 계획이 필요할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농업분야도 마찬가지인데 그중에서도 석박사 대학원생 교육이 중요하다. 학사 과정은 기존에 증명되고 확립된 다양한 농업과학 기술과 지식을 ‘강의실’에서 배우고 수용해 농업 현장에 접목하는 방법을 학습한다. 반면 대학원생은 ‘농업 현장’에서 연구에 매진해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지식을 창출한다.
최근에 발생한 폭우와 같이 농업에 큰 영향을 주는 기후는 물론 변화하는 세상의 사회·경제적 속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업과학 기술과 지식도 매일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발전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주로 대학과 연구소가 주도한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필자에게 농학 연구의 주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함이 없이 석박사 대학원생이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다. 대학의 중요 사명이 인재 양성과 지식 창출이라면, 대학원생은 인재 양성의 목적이고 지식 창출의 핵심 주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작물을 재배하면서 토양을 연구하는 처지에서는 대학원생 없이 연구한다는 것은 주전 선수 없이 경기하는 것과 같이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실험계획 수립, 실험포장 설치·관리, 작물 재배, 시료 채취와 화학 분석, 통계 분석, 논문 작성 등 일련의 연구 과정에서 대학원생은 주체로서 활동한다.
프로야구에 빗대면 교수는 감독이고 대학원생들은 주전 선수다. 주전으로 뛴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물론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우리 대학원생들의 형편은 어떤가? 연구 중심을 표명하고 있는 대학조차도 여전히 인원수가 많은 학부생 중심으로 재정이 운용되고 있다.
연구지표가 세계 대학의 순위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의 주체인 대학원생에 대한 대학 자체의 지원은 인색하다. 대학원생 지원은 교육부의 두뇌한국(BK21)사업 등 정부의 대학원생 대상 재정 지원사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러한 사업에 탈락한 대학의 대학원생은 교수의 연구비에 절대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기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구에만 매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농업기초기반전문기술인재양성사업’을 통해 토양, 식물영양, 식물병, 해충·잡초 4개 분야의 대학원생 지원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이들 4개 분야는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해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학문 분야임에도 그동안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비 투자에서 크게 조명받지 못해왔다. 사람보다는 기술 중심으로, 목적보다는 방법 중심으로 연구·개발비를 투자해온 탓이다. 이제라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농업은 기업과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산업과는 다르다. 일반 기업이 망하면 그 피해가 기업의 임직원과 주주들로 제한되지만,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이 망하면 나라 전체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앞으로 끊임없이 우리 농업이 직면하게 될 그 많은 어려움은 정부와 대학이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고, 그 혜택은 우리 국민 모두가 누리게 될 것이다. 정부가 나서서 미래 농학의 주역인 대학원생 인재 양성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최우정 전남대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
[링크] [시론] 농학교육 백년대계